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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Q 사람들/사우 인터뷰

[사우인터뷰] 기술 연구소장 김경선

 

새해 첫 번째 인터뷰이다. 위엄 있으시고 인상도 좋으시지만 여직원들은 왠지 불편하셔서 업무가 아닌 이상 절대 먼저 말을 걸지 않으시는 김경선 연구소장님. 인터뷰어는 여직원 두 명. 어렵게 얻어 낸 점심시간. 역시나 지나가는 남직원을 붙잡아 같이 가자고 하신다. 전기왕 대리가 동행했다.

 

“여직원들하고는 말하는 게 불편하다. 그래서 결혼 전에는 여자를 대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며 나이트를 한참 다녔다.  예전에는 여직원들이랑 얘기 한 마디도 안 했다. 쭈뼛쭈뼛 하는 게 아니라 아예 그런 기회 조차도 만들지 않았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진 편이다.”

 

학교 다닐 때 공부만 하셨어요?

남자들끼리 술 마시고 노는 것은 좋아했다. 소개팅 하는 중에도 누가 술 마시자고 하면 "아, 예."하고 그 쪽으로 갔다. 하지만 지금은 한 병 정도 밖에 못 마신다. 매년 줄어 드는 것 같다.

 

다이퀘스트 사주 문화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있는 게 좋으세요?

‘있는 게 좋다, 없는 게 좋다’가 아니라 분위기를 위해 필요하면 마시고, 그게 아니면 안 마시면 된다. 강요할 생각은 없다. 우리 회사 사주문화는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장점만 살리면 좋은데 술을 싫어하는 직원들은 정말 싫을 것이다. 나는 술 마시는 거 좋아하니까, 그런 분위기 좋다.

 

직원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다른가요?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르다. 예전에는 회사를 집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집에 잘 가지도 않고 회사에서 먹고, 자고. 일하다가 늦어졌는데 집이 멀면 사실 가기 귀찮기도 했다.

 

마리너 1은 처음 어떻게 만들게 되셨나요?

박사과정을 밟는 중, 교수님 추천으로 만들게 되었는데 처음 0버전을 만들 때는 2개월 정도 걸렸고, 마리너 1은 대용량으로 계획했기 때문에 다시 2-3개월정도는 걸렸던 것 같다. 정확히 말하면 납품 기일이 정해져 있어 그 안에 만들어야만 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풀 집중해서 만들었던 것 같다. 시간을 좀 더 가지고 잘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후회는 조금 했었다.

 

그런 것을 보완해서 마리너 2가 나온 건가요?

아니다. 마리너 2와 마리너 1은 개발 준비 단계에서부터 개발 내용까지 많은 것이 다르다. 마리너 2는 처음으로 개발 설계가 많은 부분 되었으며 이를 통해 개발 플랫폼이나 개발 언어 등 많은 부분이 체계적으로 준비 되어 개발되었다. 마리너1이 마리너 2의 프로토타입 정도 될까? 마리너 2가 개발된 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고 그간 많은 업그레이드도 있었지만 아직도 마리너2는 우리 회사의 대표적 역작이라고 생각한다. 

 

마리너가 같은 이름으로 계속 버전업 되고 있는 것을 보면 자식 같은 느낌도 드세요?

별로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시발점을 보면 지금껏 나온 솔루션 중에 손을 대지 않은 게 없다. 또 그 이후에 다른 직원들이 더 잘 개발해 주었기 때문에 꼭 내 것 같다? 내 자식 같다?라는 마리너만의 애착은 그리 크지 않다.

 

지금 하시는 연구과제는 음성처리에 관한 것인가요?

다이퀘스트는 음성인식에 대한 개발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음성 인식이 되어 텍스트로 만들어진 이후의 것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것은 언어처리이지, 음성처리가 아니다. 음성처리도 어렵고 언어처리도 어렵지만 언어처리가 활성화 되려면 앞에 음성처리가 꼭 필요한 부분이고 음성처리의 성능을 높이려면 언어처리가 필요한 것이다.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다. 음성과 자연어처리는 같이 필요한 것이지 어느 것을 따로 생각할 수 없다. 지금은 인포테인먼트라고 해서 자동차에 들어가는 음성/언어 시스템이 가장 큰 시장이 될 것 같다.

 

“음성이 지금은 잘 되는 편이니까 쉽게 느껴지는데 90년대 초반기에는 음성에 대한 엄청난 붐이 일었다. 그래서 투자도 엄청 났는데 그 이후에 10년이 똑같았다. 기술의 진보가 없어서 사장(死藏)상태로 들어 갔다가 구글 보이스 나오면서 음성얘기가 다시 흘러 나오게 되었다. 그 전까지 그 분야 엔지니어들은 떠돌 수 밖에 없었다. 좀 더 활성화 되려면 응용분야가 넓어져야 한다. 지금은 모바일 쪽의 비중이 크지만 모바일 외에도 로봇, 의료기계 등 음성은 모든 분야에서 필요한 솔루션이다."

 

 

언어처리 부분에서 나라별로 발전속도가 모두 다른가요?

발전 속도는 나라별로 다른데 대부분에 투자에 비례하며 언어적 특성은 그 이후의 문제다.

 

우리나라의 투자는 어때요?

다른 나라라고 하면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인데, 여기에 비하면 많이 떨어진다. 전체로 따지면 상위 30%에 속한다고 생각하는데, 상위 20%가 전체 투자의 80%를 차지하는 구조다.

 

국책과제와 엔터프라이즈 사업이 성격이 많이 다른가요?

일의 성격이나 목적은 다르지만 일의 효용차원에서만 말한다면 국책과제는 개발보다 서브잡(산출물)들이 많기도 하고 인력투입은 적은데 대신 비용 활용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국책과제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지양해야 한다. 초창기 기술일 경우에 국가에서 투자를 해 준다면 앞으로 개발해야 할 기술에 대한 리스크를 줄인다는 의미에서는 좋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국책과제로 이득만 보려고 하는 회사들은 개발하려고 노력하는 마음도 사라지고 발전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을 엔지니어로 키우고 싶으신 생각도 있으신가요?

원한다면 무엇을 하든지 좋다. 사람마다 잘 산다는 것의 기준이 다르겠지만, 만약 잘 산다는 기준을 경제적 능력으로 잡는다 하더라도 직업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이것을 해라, 저것을 해라.’ 권하기 보다는 하고 싶은 분야를 열심히 하라고 말해 주고 싶다.

 

주말에는 아이들과 잘 놀아 주시나요?

아침에 일어나서 2시간 동안 아이들과 ‘모여라 딩동댕’을 같이 본다. 가끔씩 조조영화도 보러 다닌다. 오전에는 놀아주고 오후에는 아내에게 맡기고 좀 쉬는 편이다.

 

연애를 짧게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친구 소개로 만났다. 처음 만난 날이 연수 들어가기 전날이었다. 1주일, 2주일에 한번씩 만나다가 다섯 번쯤 만나고 결혼하자고 했다. 나이도 있었고 마음에 들었다. 청혼을 해야 겠는데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집에 데려다 주는 길에 '나랑 결혼할래? 싫으면 말고' 했더니, 무슨 청혼을 그렇게 부정적으로 하느냐 해서 그 다음 번에 만났을 때 긍정적으로 다시 물었다. '나랑 결혼할래? 좋으면 하고' 그렇게 결혼하게 되었다. 나중에 장인어른, 장모님께서 얘기해 주셨는데 이미 집에는 자기가 봤던 남자 중에 가장 좋았다고 얘기 했다고 한다.

 

올해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계신가요?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는 운동을 좀 해서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 업무적으로는 시장에 맞는 아이템과 기능을 찾아서 짧은 시간 안에 개발하고 비용 면에서 이익을 남겨 직원들 교육도 시켜 주는 등, 여러 가지 것들을 잘 적용해 보고 싶다.

 

 

모든 질문에 유창하게 답을 해 주신다. 중간에 잠시 야구 이야기가 나오는 바람에 인터뷰가 산을 타고 내려왔다. 엘지 팬이신 소장님은 올 해 직원들과 함께 야구 보러 가겠다는 약속도 하셨다. 신입사원 인터뷰 때 첫 인상이 좋은 직원 1,2위로 늘 뽑히시지만 연구소 안, 높은 파티션에 가리워져 조금은 멀게 느껴지는 김경선 연구소장님. 이번 인터뷰로 직원들이 소장님을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인터뷰어 : 차세은